유가·정제마진에 혼쭐난 정유업계, ‘사업 다각화’ 승부수 던져

2019-03-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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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정유가격에 경유세 인상까지 수익성 악화일로
비정유부문 투자 늘리고 주유소 거점으로 신사업 확대

사진제공 / SK이노베이션
사진제공 / SK이노베이션
정유업계가 사업 다각화로 활로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4분기 유가 하락으로 어닝쇼크를 낸 정유업계는 연초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로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예측불허의 출렁이는 유가 가격에 최근 심해지는 미세먼지 원인 중 하나로 경유 사용이 꼽히면서 경유세 인상론이 불거지고 있다. 수요 하락에 따른 수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석유개발 등 에너지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부가 화학과 배터리사업 등으로 확장해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배터리사업을 포함한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소재사업 등 비정유부문이 연간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6%에 달했다.

최근에는 중국, 헝가리, 미국 등에서 차세대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를 발표하고,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해 기준 4.7GWh다. 해외공장 증설이 차례로 완료되면 2019년 12.5GWh, 2020년 20GWh, 2025년 60GWh까지 생산능력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되며,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의 잇따른 투자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전기차 사업은 이르면 2020년 흑자 전환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와 LG전자가 손잡고 올해 하반기 중 선보일 전기차 충전소 조감도.  / GS칼텍스
GS칼텍스와 LG전자가 손잡고 올해 하반기 중 선보일 전기차 충전소 조감도. / GS칼텍스

주유소를 거점으로 활용하는 신사업도 진행 중이다.

에쓰오일은 국내 주유소 최초로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했다.

이번에 선보인 무의편의점은 30평 규모로 주유소를 방문한 소비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자 카페형 콘셉트로 꾸몄다.

출입문에 통합인증단말기를 설치했지만, 핸드페이나 신용카드, 엘포인트 멤버십 총 3가지로 인증해서 편의점에 들어갈 수 있어 이용 편의를 높였다. 또 전자가격태그, 고화질 CCTV, 유인/셀프 복합 듀얼 POS, 직원호출 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이 다양하게 접목됐다.

GS칼텍스는 LG전자와 현재의 주유소에 초고속 멀티 충전 시스템을 갖춘 ‘에너지 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을 선보인다.

기존 주유·정비·세차 서비스 외에 전기자동차 충전·대여·경정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로봇 충전이나 무선 충전 시스템 등도 검토 중이다.

올해 하반기 중 서울 도심권 GS칼텍스 직영주유소에 처음 조성된다. 향후 전국 주요도시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GS칼텍스와 SK에너지는 지난해 물류 스타트업 줌마와 C2C 택배 서비스 ‘홈픽’을 서비스 중이다.

고객이 홈픽 서비스에 접수하면 줌마의 피커(택배 집화기사)가 고객을 1시간 내로 찾아가 물품을 픽업해간다. 이 물품들을 거점 주유소에 모아둔 뒤 CJ대한통운이 일괄적으로 수거해 배송해준다.

홈픽은 지난달 기준, 일 평균 약 1만2000건의 주문이 접수되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수소, 전기 등 대체 연료와 휘발유, 경우, LPG 등 전통 연료 등 다양한 차량용 연료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끝 모르고 추락하던 유가가 올해 들어 안정세에 이어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실적 개선에는 역부족”이라며 “사업구조 다각화에 속도를 내 수익성을 확보하면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ome 정은미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