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처와 후처 얄궂은 46년...'춘희 막이' 개봉

2015-09-30 10:10

add remove print link

본처와 후처라는 평범하지 않은 인연으로 만나 46년 세월을 함께 한 두 할머니의 이야기가

본처와 후처라는 평범하지 않은 인연으로 만나 46년 세월을 함께 한 두 할머니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찾아온다. 다큐멘터리 영화 '춘희막이'다.

춘희막이 예고편 영상

다큐멘터리 영화는 과거 비주류 영화로 통했지만 ‘워낭소리’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처럼 흥행 대박을 터뜨린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영화 ‘춘희막이’ 역시 넓은 연령층이 함께 감동할 스토리로 ‘국민 공감 영화’ 계보를 이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춘희막이 예고편 영상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이하 위키트리

영화 ‘춘희막이’는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본처와 후처의 관계를 통해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찾으며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다.

1950년대 사라호 태풍으로 막이 할머니는 첫째 아들을 가슴에 묻는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둘째 아들마저 홍역으로 잃는다.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막이 할머니는 스스로 남편의 후처를 물색하게 되고 결국 춘희 할머니를 만난다.

춘희 할머니는 1녀 2남을 차례로 낳았지만 정신적 장애가 있었기에 누군가의 보살핌이 절실했다. 막이 할머니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런 춘희 할머니를 내쫓을 수 없었다. 두 할머니는 마치 모녀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46년을 함께 살게 된다.

이제는 인생의 마지막을 지켜줄 유일한 사람으로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춘희, 막이 할머니의 실제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

뿐만 아니다. 영화 속 두 할머니의 대조적인 모습은 관객들에게 의외의 웃음을 전한다. 막이 할머니는 입만 열면 욕을 해대고 늘 퉁명스러운 시크한 캐릭터다. 춘희 할머니는 항상 해맑고 순수함이 돋보이는 매력을 지녔다. 막이 할머니가 작은댁 춘희 할머니를 구박하는 모습, 무심한 척 서로를 챙기는 모습에서 따뜻한 웃음과 함께 따뜻한 속마음이 전해진다.

연출을 맡은 박혁지 감독은 2년 간의 촬영을 통해 두 할머니들의 일상과 풍경, 서로 만이 공유할 수 있는 먹먹한 감정까지 담아냈다. 여기에 한국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 김광민 씨가 음악 감독을 맡아 서정적인 감성선을 더했다.

엣나인필름 제공

지난 4월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 된 ‘춘이막이’는 진솔한 웃음과 깊은 감동을 전하며 호평을 받았다. 상업 영화와 다르게 색다른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에게 수여되는 'CGV아트하우스상'을 수상했다. 제12회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고향과 부모님에 대한 진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영화 ‘춘이막이’는 9월 30일 개봉됐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줄 또 하나의 다큐멘터리 히트작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home 노정영 기자 njy222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