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들 "요즘 한강은 흙탕물이에요"

2011-05-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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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주말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한강이 흙탕물로 변해버렸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지난주 주말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한강이 흙탕물로 변해버렸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필자도 지난 15일 한강시민공원 광나루지구에서 자전거를 타다 흙탕물로 변한 한강의 모습을 봤다.

한강과 인접한 서울 강동구에서 30년 가량 살아온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장마나 집중호우 이후 한강 상류에서 유입된 흙탕물을 본 적은 있지만, 요즘 같은 때 이런 현상은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현재 한강 상류에서 이뤄지고 있는 4대강 공사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경북 구미시와 광주시에서는 4대강 공사로 인해 단수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 트위터 이용자 @HONGgggggf님이 올린 지난 13일 서울 한강의 모습

파워블로거인 '미디어몽구'(@mediamongu)님은 트위터에 "토욜날(14일) 한강에서 오리배 타고 놀았는데. 한강물 보니 완전 흙탕물이더군요. 요즘 한강물이 흙탕물인 이유가 궁금"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도 "저도 요새 한강을 지나면서 느끼는 일입니다", "안 그래도 저도 오랜만에 한강 지나가다 깜짝 놀랬어요", "어제 올림픽대로를 달리면서 본 한강은 마치 큰 장마를 지난 것처럼 흙탕물 색깔이었다", "저도 궁금했어요... 요즘 큰 비도 없었는데"라며 맞장구를 쳤다.

◇ '미디어몽구님'이 트위터 올린 지난 14일 63빌딩 부근 한강의 모습

◇ '미디어몽구'님이 트위터에 올린 지난 14일 63빌딩 부근 한강의 모습

위키트리가 16일 오전 서울시 물관리정책과 측에 확인한 결과, 지난 13일 측정된 한강의 '탁도'(물이 불투명한 정도)는 평소에 비해 3~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이 부서의 담당자는 전화통화에서 "최근 팔당댐 상류(남한강 지역)부터 흙탕물이 흘러내려오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 9~11일경 남한강 지역에 비가 내렸는데, 경기도 여주에 설치된 한국환경공단의 자동 수질측정기에서 탁도가 평소에 비해 증가된 것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현재 한강과 인접한 경기도 여주에는 4대강 공사의 일환으로 건설되는 이포보(남한강 지역)가 있다. 최근 이 지역에 내린 비로 인해 이포보의 일부 시설이 붕괴된 뒤 강물에 휩쓸려 나갔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바 있다. 결국 최근 한강의 흙탕물도 4대강 공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부근에는 서울시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팔당상수원이 있다. 이를 두고 흙탕물로 인해 수돗물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물관리정책과 측은 수돗물에 별도의 처리를 하고 있어, 수질과 급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