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남자 자빠뜨리는 방법 알아야” 성희롱 발언 인정한 조근현 감독

2018-02-22 21:00

add remove print link

“불순한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근현 감독 / 전성규 기자
조근현 감독 / 전성규 기자

'흥부' 조근현 감독이 배우 지망생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배우 지망생은 본인 페이스북에 뮤직비디오 미팅에서 조근현 감독에게 들은 성희롱 발언을 지난 6일 폭로했다.

피해자는 조 감독이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배우 준비하는 애들 널리고 널렸고 다 거기서 거기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씨네 21은 조 감독과 피해자를 만난 결과 해당 발언이 사실이라고 22일 보도했다.

피해자는 뮤직비디오 출연자 미팅을 위해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조근현 감독 작업실을 찾았다. 대화를 이어가던 도중 조 감독이 "'넌 연기자를 하기에는 너무 평범하다"는 말을 꺼냈다.

조근현 감독은 다른 배우를 언급하며 "A가 똑똑한 게 감독을 자빠뜨렸다"고 말했다. "K는 대학교에서 이 남자 저 남자와 자고 다니기로 유명했다. 여배우로서 여러 성향의 남자를 공략하는 공부를 했다"며 K 배우가 성관계로 배역을 얻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표정관리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감독이 "너라면 K처럼 (배역을 얻기 위해 감독에게 자자고) 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안 될 것 같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조근현 감독은 발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불순한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화계가 낭만적인 곳이 아니라는 현실을 말해주는 과정에서 자극적인 표현을 썼을 수도 있겠다. 상대방이 불쾌하게 느꼈다면 사과를 하고 싶다"고 해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조근현 감독은 미팅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 조 감독은 "누가 상처를 받았는지 몰라서 면접을 본 사람 모두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받은 문자에는 "글을 내려달라"는 내용도 있었다. 조근현 감독 성희롱 사건이 불거지자 제작사와 배급사는 VIP 시사회를 포함해 무대인사 등 모든 행사에서 조 감독을 제외했다.

최근 발발한 '미 투(Me too)' 운동은 연극, 영화계에까지 이어졌다. 여러 남감독, 남배우를 향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home 오세림 story@wikitree.co.kr